본문 바로가기

의학

주간과다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의 모든 것

반응형

주간과다졸림증(Excessive daytime sleepiness, EDS)은 낮 시간에 참을 수 없이 쏟아지는 졸음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질환입니다. 운전이나 업무 중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삶의 질도 크게 떨어뜨리기에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수면의학 전문의가 주간과다졸림증의 모든 것, 즉 정의와 원인부터 진단, 치료, 예방법까지 알기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낮에 쏟아지는 졸음, 주간과다졸림증이란?

국제수면장애분류 제3판(ICSD-3)에 의하면 주간과다졸림증은 거의 매일 최소 3개월 이상 낮 시간에 각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원치 않게 잠에 빠지는 증상을 말합니다. 단순히 피곤하거나 무기력한 것과는 다른, 병적인 수준의 졸림입니다.

일반 인구의 10~25%가 주간과다졸림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별로는 여성에서, 연령별로는 노년층에서 더 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지만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2. 주간과다졸림증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주간과다졸림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게 수면 부족, 수면 질환, 신경정신질환, 내과 질환, 약물로 인한 것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수면 부족: 야근, 교대근무, 육아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주간 졸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수면 질환: 수면무호흡증(Sleep apnea), 기면증(Narcolepsy),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주기성사지운동장애(Periodic limb movement disorder) 등 다양한 수면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신경정신질환: 우울증, 조현병, 양극성장애, 파킨슨병, 뇌전증, 두부외상 후 증후군 등 뇌의 각성 조절에 이상을 초래하는 신경정신질환들이 과도한 주간 졸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내과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지주막하출혈, 뇌종양, 심부전,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피로증후군 등 전신 질환이 주간과다졸림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약물: 항히스타민제, 수면제, 항우울제, 항정신병약물, 아편계 진통제 등의 중추신경억제제나 알코올, 마약 등을 복용하면 주간 졸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 어떤 증상들이 나타나나요?

주간과다졸림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낮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쏟아지는 졸음입니다. 가만히 앉아 TV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 금방 졸음에 빠지게 됩니다. 또한 점심식사 후, 회의 시간, 심지어 대화 도중에도 잠들곤 합니다.

밤에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고 생각해도 낮에는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띵하며 멍한 기분이 듭니다. 휴식을 취해도 피로가 잘 가시지 않고 계속 졸립니다.

이로 인해 학업이나 업무 능률이 떨어지고, 운전 중이나 위험한 기계를 다룰 때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기억력도 감퇴하게 됩니다.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들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4. 주간과다졸림증, 어떻게 진단할까요?

주간과다졸림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수면 전문의에 의한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합니다. 문진과 신체 진찰을 통해 과도한 주간 졸림의 양상과 기저 원인을 파악합니다.

엡워스졸림증척도(Epworth Sleepiness Scale, ESS)는 일상생활에서 졸림의 정도를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설문 도구입니다. 24점 만점에 11점 이상이면 병적인 졸림을 시사합니다. ESS는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선별 검사로 활용됩니다.

하룻밤 동안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 PSG)를 시행하여 총 수면시간, 수면 효율, 수면 구조, 코골이, 무호흡, 주기성 사지운동 등을 평가합니다. 입면잠복기반복검사(Multiple Sleep Latency Test, MSLT)를 통해 객관적인 주간 졸림의 정도와 입면기REM수면 여부를 확인합니다.

기면증이 의심되면 HLA DQB1*06:02 유전자검사나 뇌척수액 히포크레틴(Hypocretin) 검사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필요 시 야간수면다원검사에 이어 24시간 지속적으로 뇌파를 모니터링하여 기면병이나 발작 가능성을 감별합니다.

5. 주간과다졸림증 치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간과다졸림증은 그 원인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해야 합니다. 우선 수면 위생 교육과 생활 습관 개선으로 수면의 질과 양을 높이는 것이 기본입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경우 지속적 상기도 양압술(CPAP)이나 구강 내 장치 등으로 치료하면 주간 졸림도 개선됩니다.

기면증에는 각성 촉진제인 모다피닐(Modafinil), 아모다피닐(Armodafinil),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등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불안증후군에는 도파민작용제나 가바펜틴(Gabapentin), 프레가발린(Pregabalin)을 사용해 볼 수 있고, 주기성 사지운동장애에는 벤조디아제핀계 약물이나 도파민작용제를 처방합니다.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가 동반된 경우 항우울제나 기분조절제 투여로 과도한 주간 졸림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약물로 인한 주간과다졸림증은 가급적 유발 약제를 중단하거나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운전이나 위험한 작업은 자제하고 사고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하다면 주간 낮잠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6. 주간과다졸림증 예방할 수 있을까요?

주간과다졸림증을 예방하려면 건강한 수면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낮에는 2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을 자는 것이 좋고, 오후 3시 이후에는 수면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면을 위해 저녁 식사는 가볍게 하고, 취침 전에는 카페인이나 알코올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침실 환경은 조용하고 어둡고 시원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취침 전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비만인 경우 체중 감량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호전시켜 주간 졸림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금연과 절주도 중요합니다.

만성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과 명상, 취미생활도 필요합니다. 너무 무리한 일정은 주간과다졸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업무와 휴식의 균형을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7. 맺음말

지금까지 주간과다졸림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단순히 수면이 부족한 것 이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시사하는 증상임을 이해하셨길 바랍니다.

만성적으로 낮 시간에 견디기 힘들 만큼 졸음이 쏟아진다면 꼭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수면 습관 들이기, 기저 질환 치료하기, 필요 시 약물 요법 병행하기 등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충분히 克服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수면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주간과다졸림증 예방과 관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인다면 건강하고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개운한 낮과 숙면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