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은 빠르게 가역적인 상태로, 자극에 대한 반응성과 운동 활동, 대사가 감소합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파(EEG), 안구운동(EOG), 근전도(EMG) 등을 측정함으로써 수면을 렘수면(REM Sleep)과 비렘수면(NREM Sleep)의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 수면 단계는 고유한 특징을 가지며, 이들이 반복적으로 순환하는 과정에서 수면의 구조가 형성됩니다. 수면의 기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에너지 보존, 회복과 대사물질 제거, 학습과 기억력 향상 등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본 포스트에서는 정상 수면의 단계와 구조, 기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수면 단계의 구분
수면은 30초 단위의 epoch으로 분석되며, 각 epoch은 렘수면 또는 비렘수면으로 분류됩니다.
비렘수면(NREM Sleep)
비렘수면은 다시 N1, N2, N3의 세 단계로 나뉩니다. 성인에서 비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 N1 단계: 깨어있는 상태에서 수면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단계로, 뇌파는 진폭이 낮고 다양한 주파수가 혼재된 양상을 보입니다. 눈은 천천히 굴러가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 N2 단계: 일반적으로 전체 수면 시간의 45-55%를 차지하며, 수면방추(sleep spindle)와 K-복합체(K-complex)라는 특징적인 뇌파 양상이 관찰됩니다.
- N3 단계: "깊은 수면" 또는 "서파 수면"으로 불리며, 진폭이 크고 주파수가 낮은(0.5-2 Hz) 델타파가 우세합니다. 젊은 성인에서 전체 수면의 10-20%를 차지하나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렘수면(REM Sleep)
렘수면은 다음의 세 가지 주요 특징으로 정의됩니다.
- 뇌파는 낮은 진폭에 혼합된 주파수 양상을 보입니다.
- 안구의 급속 움직임(rapid eye movement)이 특징적으로 관찰됩니다.
- 외안근과 횡격막을 제외한 모든 골격근이 억제되어 근긴장도가 매우 낮아집니다(atonia).
렘수면은 전체 수면 시간의 18-23% 정도를 차지하며, 꿈을 꾸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억의 정리와 공고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수면 구조의 특징
수면은 하룻밤 동안 비렘수면과 렘수면이 교대로 반복되며, 한 주기는 약 90-120분 정도 소요됩니다. 전형적인 8시간의 수면에서는 4-5회의 주기가 반복됩니다.
- 밤이 깊어질수록 렘수면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 N3 수면은 야간 초반에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합니다.
- 노화에 따라 N3 수면의 비율은 감소하고 각성과 N1 수면의 비율은 증가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수면 구조의 변화는 수면장애를 시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비렘수면 관련 사건수면(parasomnia)은 N3 수면이 우세한 야간 초반에, 렘수면 관련 사건수면은 야간 후반에 호발합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 또한 렘수면 비율이 높은 후반부에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수면의 기능과 역할
수면의 정확한 목적은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여러 잠재적 기능들이 제안되고 있습니다.
- 회복적 기능: 수면을 통해 신체가 스스로를 치유하고 활력을 되찾는다는 이론입니다. 충분한 수면 후에는 개운함을 느끼는 반면, 수면 부족 시에는 주간 기능 저하와 피로감, 면역력 감소를 경험하게 됩니다.
- 청소 기능: 수면 중에는 아데노신 등 각성물질의 제거가 활발히 일어나 뇌의 항상성 유지에 기여합니다. 교세포에 의존적인 뇌 노폐물 제거 경로는 글림프계(glymphatic system)로 명명되었습니다.
- 뇌 가소성과 학습: 수면은 학습에 의존적인 시냅스 형성과 유지를 촉진함으로써 뇌 가소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생아의 많은 수면량과 렘수면 비율은 두뇌 발달에 중요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론
정상 수면은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각 단계는 고유한 특징과 기능을 가집니다. 비렘수면은 깊은 수면과 회복에, 렘수면은 꿈과 기억력 향상에 관여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수면 구조는 개인의 연령에 따라 변화하며, 수면장애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비록 수면의 정확한 역할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 많지만, 에너지 보존과 뇌 기능 최적화 등 생리적으로 필수적인 과정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앞으로도 수면에 대한 활발한 연구를 통해 그 신비가 하나씩 벗겨지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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