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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특발성 과다수면증 (Idiopathic Hypersomnia): 원인 불명의 과도한 주간 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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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발성 과다수면증은 하루 중 참을 수 없는 수면욕구나 졸음으로 인해 적어도 3개월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중추성 과다수면 질환입니다. 카타플렉시는 동반되지 않으며, 수면다원검사 결과 기면증으로 진단되지 않습니다. 과도한 주간 졸림이나 24시간 동안 11시간 이상의 총 수면시간 등 객관적인 지표로 확인됩니다. 수면 부족이 원인이 아니며, 다른 수면-각성 질환, 일주기리듬 질환, 내과적 질환, 정신과적 질환, 약물 등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병태생리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약물 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 조절이 가능합니다.

1. 역학 (Epidemiology)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정확한 유병률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다른 과다수면 원인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면클리닉을 내원한 환자나 의료보험 청구 자료를 토대로 볼 때,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기면증보다 훨씬 드물어 인구 백만 명당 20-1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증상 발현 평균 연령은 17세, 진단 평균 연령은 30세입니다.

2. 병인 (Pathogenesis)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병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후 발병하여 자가면역 기전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환자의 뇌척수액이 GABAA 수용체 활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디폴트모드네트워크 (Default-mode Network) 기능 이상 등이 병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기면증 1형의 원인인 오렉신 (Orexin) 결핍은 관찰되지 않습니다. 가족력은 50%까지 보고되나 원인 유전자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3. 임상 양상 (Clinical Presentation)

특발성 과다수면증 환자는 만성적이고 심각한 수준의 주간 졸림을 호소합니다. 낮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수면 시간이 매우 길어질 수 있습니다. 주간 총 수면시간이 12-14시간에 이를 수 있으며, 밤새 숙면을 취해도 주간 졸림은 호전되지 않습니다. 깨어나기가 매우 어렵고 잠에서 막 깬 느낌 (Sleep Inertia)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특징적입니다. 수면마비나 입면 환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4. 진단 (Diagnostic Evaluation)

만성 주간 졸림을 주소로 내원한 10-30대 환자에서, 불충분한 수면시간, 우울증, 진정제 복용, 수면호흡장애 등이 배제된다면 특발성 과다수면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확진을 위해서는 야간수면다원검사와 반복수면잠복기검사 (MSLT)가 필요합니다. 특발성 과다수면증에서는 MSLT상 평균 수면잠복기가 8분 이하로 짧지만, 렘수면 시작 횟수는 2회 미만입니다. 24시간 총 수면시간이 660분 (11시간) 이상인 경우도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HLA 검사나 뇌척수액 오렉신 검사는 일반적으로 불필요합니다.

5. 감별진단 (Differential Diagnosis)

주간 졸림의 흔한 원인인 수면부족, 수면호흡장애, 기면증, 정신과적 질환 등과 반드시 감별이 필요합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식도 내압 검사로 호흡노력을 평가하면 경한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기면증에서는 MSLT에서 렘수면 시작이 2회 이상 관찰되며, 낮잠 시간이 60분을 초과하거나 수면 정체감 (Sleep Drunkenness)이 동반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6. 치료 (Treatment)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치료는 대증적이며, 약물요법이 주된 치료 수단입니다. 아직 공인된 일차 선택 약제는 없으나, 부작용 프로파일이나 접근성 등을 고려하여 모다피닐 (Modafinil)을 우선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전형적으로 아침 200 mg 투약으로 시작하여 필요 시 400 mg까지 증량합니다. 효과 불충분 시 메칠페니데이트 (Methylphenidate), 암페타민 (Amphetamine) 등의 정신자극제나 옥시베이트 (Oxybate) 투약을 고려합니다. 최근 옥시베이트의 하나인 Xywav가 특발성 과다수면증에 대해 FDA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플루마제닐 (Flumazenil)이나 클래리스로마이신 (Clarithromycin)의 효과를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론 (Conclusion)

특발성 과다수면증은 원인불명의 중추성 과다수면 질환으로, 만성 주간 졸림과 긴 수면시간, 수면 정체감을 특징으로 합니다. 유병률은 매우 낮으며 청소년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병태생리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수면다원검사와 MSLT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주로 기면증 치료제를 준용하며, 모다피닐이 일차 선택약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향후 질환의 병인 규명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의료진은 과도한 주간 졸림을 호소하는 환자에서 특발성 과다수면증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인 감별 진단과 치료를 시행해야 할 것입니다.